부록4: WRSA 폐기논란

 

요지: 2003년 연례안보회의 군수협력위에서 한.미 양측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미국 측; " 盧대통령 자주국방론  기뻐 戰時물자 폐기 꼭 필요할 것"

한국 측; "한미동맹 약화로 비칠 우려 미제안 받아들이기 어렵다"

 

미국이 2003년 전쟁예비물자(WRSA: War Reserve Stocks for Allies) 프로그램 폐기 방침을 처음 통보했을 때 정부가 '한미동맹의 약화로 비칠 소지가 있다'며 강력히 재고를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 됐다.

이는 'WRSA 프로그램 폐기가 한미동맹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는 최근 정부의 해명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 측은 당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자주국방' 강화 방침을 WRSA 프로그램 폐기의 주요한 논거로 내세운 것으로 밝혀져 자주국방 강조가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를 증액하도록 압력을 넣는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2005년 4월17일 미국 국방부  채널을 통해 입수한 2003년 6월 12일 제35차 한미연례안보회의(SCM) 군수협력위원회(LCC) 회의록에 따르면 미국은 당시 워싱톤에서 열린 회의에서 "WRSA 프로그램을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폐기하겠다(phase out and terminate)"고 통보했다.

미국 측은 " 주한미군은 노 대통령이 한국의 자주국방 강화 방침을 거듭 천명한 것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very pleased)"며 "이번 조치는 노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integral)"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측은 "WRSA 프로그램은 한국의 경제와 산업기반이 취약해 한국군이 필요로 하는 물자를 구입 또는 생산하기 어려웠을 때 만들어진 것이나 그 후 한국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한국이 자주국방을 이루려면 더 이상 WRSA 프로그램에 의존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 측은 "국방예산을 단기간에 급격히 늘릴 수 없는 만큼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만일 WRSA 프로그램 폐기에 합의하면 주변국들은 한미동맹이 약화됐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 측은 "현재로선 WRSA 프로그램 폐기가 시기상조"라며 "한반도에 병참물자를 충분히 비축한 뒤 WRSA 프로그램의 수정이나 폐기문제를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 회의에는 최인수 당시 국방부 군수관리관(소장)과 앨 볼크먼 미 국방부 국제협력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가했다. 윤상호 기자(ysh1005@donga.com)

(자료: 동아일보 제26045호(2005. 4.18), 월요일, A1)